온열 질환 위험 속, 체온 조절은 생존 전략이자 운동 효율의 핵심
6월 중순을 지나며 기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폭염 일수가 늘어날 것이라 예보했다. 매년 반복되는 여름철 고온 현상 속에서 실외 활동과 운동을 지속하는 사람들의 건강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온열 질환 감시체계 보고서(2023)’에 따르면, 6월부터 8월까지 발생한 온열 질환자 수는 전국적으로 2,800여 명, 이 중 70% 이상이 운동 또는 야외 작업 중 체온 과다 상승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과 고령자뿐 아니라, 운동량이 많은 20~40대도 체온 조절에 실패해 열탈진이나 열사병에 이르는 사례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운동을 중단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여름철 체온 조절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서울대학교 스포츠과학연구소 김세현 교수는 “운동 시 근육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약 75%는 열로 변환된다. 평소보다 높은 외부 기온에서는 이 열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심부 체온이 급격히 상승한다”고 설명한다.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운동 수행 능력은 급격히 저하되고, 39도를 넘기면 열탈진 증상과 함께 위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까? 전문가들은 여름철 운동 시 ‘사전 냉각(pre-cooling)’과 ‘운동 중 체온 유지(cooling maintenance)’ 전략을 병행할 것을 권장한다.
대표적인 사전 냉각 방법으로는 운동 전 차가운 물이나 얼음물(섭씨 10~15도)을 천천히 마시는 것, 또는 냉찜질 팩을 목, 겨드랑이, 허벅지 안쪽 등 혈류량이 많은 부위에 대는 것이 있다. 이는 피부와 심부 체온을 낮추어 운동 시작 시점의 체온 상승을 지연시킨다.
운동 중에는 수분 섭취가 핵심이다. 대한운동영양학회 자료에 따르면, 1시간 이상의 운동 시 땀을 통해 약 1~2리터의 수분이 손실되며, 이로 인해 심박수와 체온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성인보다 땀샘 발달이 덜 되어 열을 배출하는 능력이 떨어지므로,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수분은 단순한 물보다는 **소량의 전해질(나트륨, 칼륨 등)**이 포함된 음료가 효과적이며, 20분 간격으로 200ml씩 나누어 마시는 방식이 권장된다. 또한 옷차림은 피부 통기성을 높이는 기능성 옷을 착용하고,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시간대(오전 6~8시, 저녁 6시 이후)에 운동을 배치하는 것도 체온 상승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운동 강도 조절이다. 고온 환경에서는 평소보다 가벼운 강도의 루틴부터 시작하고, 몸 상태에 따라 중간 휴식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김세현 교수는 “운동 능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폭염 환경에선 자신의 컨디션을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 여름철엔 ‘무리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