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무엇을 마셔야 할까? 기능성 음료의 효능과 한계
여름철 기온이 오르면서 실외 활동과 운동 후 체력 보충을 위한 ‘건강 음료’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편의점 냉장고에 진열된 이온음료, 생수, 프로틴쉐이크 중 어떤 음료를 선택하는 것이 진짜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그러나 이들 음료에 대한 명확한 정보 없이 소비되는 경우가 많아, ‘건강’이라는 이름에 가려진 오해도 적지 않다.
생수는 체온 조절과 혈액 순환, 세포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수분 보충의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평균 성인은 하루 2리터 이상의 수분 섭취가 권장되며, 특히 여름철에는 땀으로 손실되는 수분과 함께 전해질 손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 일반적인 일상 활동이나 1시간 이내의 가벼운 운동에서는 생수만으로도 충분한 수분 보충이 가능하다.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정보 역시 “일반적인 운동이나 활동에는 굳이 이온음료를 찾기보다 생수를 꾸준히 마시는 것이 건강에 더 이롭다”고 밝히고 있다. 당분과 첨가물이 없는 생수는 과체중이나 당뇨 우려가 있는 사람에게도 부담 없는 선택이다.
이온음료는 수분과 함께 나트륨, 칼륨, 염소 이온 등 전해질을 보충해주는 음료로, 고강도 운동이나 다량의 땀 손실이 발생했을 때 유용하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탈수 예방을 위한 경구 수분 보충용 음료의 기본 성분으로 전해질을 포함할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문제는 과도한 당분 함량이다. 일부 시중 이온음료 1병(500ml 기준)에는 최대 30g에 달하는 당류가 포함돼 있으며, 이는 하루 당 섭취 권고량(WHO 기준 성인 25g)을 초과할 수 있다. 대한비만학회는 “운동량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이온음료를 습관처럼 섭취할 경우, 오히려 체중 증가와 대사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이온음료는 1시간 이상 격한 운동을 했거나, 땀을 과도하게 흘린 상황에 국한해 마시는 것이 좋으며, 일상적인 갈증 해소에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운동 후 단백질 보충을 목적으로 인기 있는 프로틴쉐이크는 근육 합성과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국 스포츠영양학회(ISSN)는 “운동 직후 30분 이내 단백질 20~25g 섭취는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고 회복을 촉진한다”고 제안한다. 이는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 크로스핏 등 근력 운동을 한 경우 특히 유효하다.
다만, 프로틴쉐이크 역시 칼로리와 첨가물, 지속적 과잉 섭취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성인은 하루 필요 단백질을 음식만으로도 충족할 수 있으며, 운동량이 많지 않음에도 습관적으로 쉐이크를 마시는 것은 오히려 영양 과잉이 될 수 있다. 특히 일부 제품은 설탕, 인공 향료, 포화지방이 포함돼 있어 ‘건강 음료’라는 이름과 달리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운동 후 무엇을 마셔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은 단순한 취향 문제가 아니다. 체내 수분과 영양 상태, 땀 배출량, 운동 강도와 목적에 따라 적절한 음료를 선택하는 것이 운동 효과와 건강 모두를 지키는 방법이다.
가벼운 활동 후 갈증 해소에는 생수가 가장 안전하고 부담 없는 선택이며, 1시간 이상의 격렬한 유산소 운동 뒤에는 이온음료가 전해질 균형 회복에 도움이 된다. 근력 운동 이후 빠른 회복이 필요할 때는 단백질이 포함된 프로틴쉐이크도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음료는 마시는 사람의 상황과 습관,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비로소 ‘건강한 선택’이 된다. ‘무엇을 마셨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그것을 마셨는가’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여름철의 한 병의 음료가 건강에 도움이 될지, 혹은 또 다른 부담이 될지는 결국 우리 스스로의 판단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