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은 따뜻하지만, 마음은 자꾸 가라앉는다
봄은 일반적으로 생기가 도는 계절로 여겨지지만, 의외로 많은 이들이 이 시기에 무기력감이나 우울한 감정을 호소하곤 한다. 기온과 일조량이 빠르게 바뀌는 봄철에는 생체 리듬과 호르몬 균형이 일시적으로 흐트러지면서 기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겨울철 우울증으로 알려진 계절성 정동장애(SAD)를 겪는 사람들에게는 봄이 또 다른 고비가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봄철 무기력증이 단순한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신체적·심리적 변화에서 기인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임을 강조한다. 이럴 때일수록 가벼운 운동이나 심신의 균형을 회복시켜주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요가와 명상이다. 부드러운 동작과 호흡 조절이 중심이 되는 요가는 과도한 긴장을 풀고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스트레칭을 병행한 요가는 심리적 안정은 물론, 혈액순환을 촉진해 기초 에너지 수준을 높여주는 데 도움이 된다.
명상 역시 짧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실천할 경우 감정 조절 능력이 향상되고, 불안감이 완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눈을 감고 복식 호흡을 하며 현재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수치를 낮추고, 뇌의 집중력과 회복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한편,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리듬 운동도 무기력함 극복에 효과적인 운동으로 꼽힌다. 특별한 기술이나 기구 없이 단순한 박자에 맞춰 손발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도파민과 세로토닌 분비를 유도해 기분을 전환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정은영 임상심리사는 “봄철에는 유독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이는 몸의 생체 시계가 계절 변화에 적응하는 중이라는 신호일 수 있다”며 “자신을 몰아세우기보다는 작은 움직임부터 시작하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봄철 감정 안정에 도움이 되는 운동 추천 목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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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볕을 쬐며 가볍게 산책하기 (15~30분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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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요가나 스트레칭 동작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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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10분 정도의 조용한 명상 시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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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음악에 맞춰 리듬감 있게 몸을 흔드는 댄스 운동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것보다는, 자신의 리듬과 감정 상태에 맞춰 ‘지속 가능한 루틴’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날씨는 따뜻해졌지만, 마음이 늦게 따라오는 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빠른 속도가 아니라 가벼운 시작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