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 잠 못 드는 당신을 위해…숙면을 부르는 여름 수면법

0
13

 밤낮으로 꿉꿉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열대야로 인한 수면 장애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밤이 이어질수록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된다. 특히 장기간 수면 부족은 면역 저하, 집중력 저하, 심혈관계 질환 위험 증가 등 건강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하버드 의대 수면의학과의 찰스 차이스러 박사는 “사람의 체온은 잠들기 직전 약간 낮아지면서 수면을 유도하는데, 여름에는 외부 온도가 높아 이 자연스러운 체온 하강이 방해받는다”며, “수면의 질이 저하되면 다음 날 정신적·육체적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아 피로가 누적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권장하고 있다.

첫째, 실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수면재단(NSF)은 침실 온도를 1822도, 상대 습도는 4060%로 유지하는 것을 권장한다.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잠들기 전 타이머를 설정해 새벽에 과도한 냉방을 막는 것이 좋고, 선풍기를 이용할 때는 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방향을 벽 쪽으로 틀어주는 것이 좋다.

둘째, 잠자기 전 체온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수면센터 한진규 센터장은 “자기 직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면 피부 표면의 혈관이 확장돼 열이 방출되며, 체온이 자연스럽게 낮아지면서 수면 유도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반대로 찬물 샤워는 오히려 교감신경을 자극해 몸이 깨어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셋째,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주말이나 휴일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은 생체리듬을 흐트러뜨려 오히려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대학(UC 버클리) 신경과학 연구소의 매튜 워커 교수는 저서 《왜 우리는 잠을 자야 할까(Why We Sleep)》에서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수면의 질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넷째, 자기 전 스마트폰이나 TV 같은 전자기기 사용을 줄여야 한다.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수면 유도를 방해한다. 하버드 보건대학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자료에 따르면, 취침 2시간 전부터는 스마트폰 화면을 멀리하고, 조명을 어둡게 하는 습관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다섯째, 잠들기 전 과식이나 카페인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카페인은 섭취 후 6시간 이상 체내에 잔류할 수 있어, 오후 2~3시 이후에는 커피나 홍차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기름지거나 매운 음식은 소화에 부담을 주고 체온을 높일 수 있으므로 저녁 식사는 가볍게, 최소 취침 3시간 전에는 마치는 것이 좋다.

열대야가 일상이 된 여름밤, 단순히 더위를 참는 것이 아니라 몸과 뇌가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생활 습관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무더운 계절에도 깊고 건강한 잠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회신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