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대사량 떨어지는 겨울, 살찌기 쉬운 체질 바꾸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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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유독 체중이 쉽게 늘어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실제로 다수의 건강 관련 통계에서도 겨울은 체중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계절로 나타난다. 추운 날씨로 인해 활동량이 줄고, 따뜻한 음식을 찾게 되며, 수분 섭취가 감소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여기에 기초대사량(Basal Metabolic Rate) 자체가 계절적 요인에 따라 떨어지면서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므로,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체중이 더 쉽게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체중 증가는 단순한 식습관 문제가 아니라 생리적 반응과 운동 부족이 겹쳐 나타나는 결과”라며, 기초대사량을 유지하기 위한 꾸준한 근육 자극과 체온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정민호 교수는 “겨울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움직임이 줄어들어 오히려 대사 효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실내 활동이 많아지면 근육 사용량이 줄어 기초대사량이 낮아지고, 그 결과 같은 식사량에도 지방이 축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초대사량을 유지하려면 일정 수준의 근육량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근육은 체온 유지뿐 아니라 체내 에너지 소비의 중심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벼운 근력운동이라도 꾸준히 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겨울에는 식욕을 자극하는 생리적 요인도 강해진다. 낮은 기온은 체온을 높이기 위해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 욕구를 증가시키며, 일조량이 줄어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하면 달콤한 음식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찾게 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단기적으로는 위안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내분비내과 이소라 교수는 “겨울철에는 식욕 조절 호르몬인 렙틴(leptin)의 작용이 둔화되면서 포만감이 느리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조금만 더 먹어도 쉽게 체중이 늘어나는 것이죠. 일정한 식사 시간과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기초대사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운동 루틴’보다 ‘생활 습관의 변화’가 더 큰 역할을 한다. 우선, 실내 온도를 너무 높이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지나치게 따뜻한 환경에서는 신체가 스스로 열을 생산하려는 기능이 약해져 대사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되, 단백질 비율을 높여 근육 유지에 필요한 아미노산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은 탄수화물이나 지방보다 소화 과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므로, 자연스럽게 대사량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운동 측면에서는 근육을 자극하는 전신 운동이 가장 효율적이다. 스쿼트, 플랭크, 브릿지와 같은 맨몸운동이나, 필라테스 리포머처럼 코어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면 혈류 순환이 개선되어 에너지 소비가 더 활발해진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스포츠의학과 박성민 교수는 “기초대사량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습니다. 근육의 양이 조금씩 늘어나면 신체는 더 많은 열을 만들어내고, 안정 시 에너지 소비가 자연스럽게 증가합니다. 꾸준한 근력 자극과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식사 패턴이 함께 맞물려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겨울철 살찌기 쉬운 체질은 단순히 ‘의지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낮은 온도와 짧은 햇빛, 운동량 감소라는 계절적 요인이 모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움직이고, 식단의 질을 유지하며, 근육을 관리하는 사람은 오히려 봄이 왔을 때 더 건강한 대사 체계를 유지할 수 있다. 결국 ‘기초대사량을 지키는 습관’이야말로 겨울철 체중 관리의 핵심이며, 그 습관은 따뜻한 담요가 아닌 꾸준한 움직임 속에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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