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태양의 강렬한 자외선은 피부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기상청이 발표한 자외선 지수는 연일 ‘매우 높음’ 단계를 기록하며,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피부 세포 손상과 광노화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외선은 피부 표면을 손상시키고 DNA 변이를 일으켜 주름, 기미, 색소침착 같은 노화 현상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피부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미국피부학회(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의 피부암 전문가 수잔 밀러 박사는 “자외선 차단은 피부 노화와 심각한 피부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특히 SPF 30 이상이며 UVA와 UVB를 모두 차단하는 ‘광범위’(broad spectrum)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러 박사는 “자외선 차단제는 하루 종일 2시간마다 재도포해야 하며, 땀을 흘리거나 물놀이 후에는 즉시 다시 발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외선은 크게 UVA와 UVB로 나뉜다. UVB는 피부 표면에 강한 자극을 주어 화상을 유발하며, 피부암 발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반면 UVA는 피부 진피층까지 침투해 콜라겐 파괴를 일으키며 피부 노화와 주름, 기미 등 장기적인 손상을 야기한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 선택 시 두 가지 모두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한여름 정오 무렵 자외선 지수가 8~10 이상일 때는 피부가 단 15분 만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따라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 30분 전에 미리 발라 피부에 충분히 흡수시켜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또한 얼굴뿐 아니라 귀, 목, 팔, 다리 등 노출된 모든 부위에 꼼꼼히 바르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옷차림과 액세서리도 자외선 차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볍고 헐렁한 긴팔, 긴바지를 입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의류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모자와 선글라스는 얼굴과 눈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다. 모자는 넓은 챙이 달린 것을 선택해 얼굴 전체와 목덜미까지 그늘을 만들어야 하며, UV 차단 코팅된 선글라스는 눈에 직접적으로 닿는 자외선으로부터 망막 손상을 막아준다.
최근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연구팀은 10년간 2만 명을 대상으로 자외선 차단 효과를 분석한 결과, 적절한 자외선 차단과 함께 그늘을 이용한 생활습관이 피부 노화 속도를 최대 50% 이상 늦출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꾸준한 자외선 차단이 피부암 발생률 감소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도 제대로 바르지 않거나, 한 번만 바르고 재도포를 소홀히 하는 점이 문제다. 서울대 피부과 이재영 교수는 “자외선 차단제는 바르는 양과 횟수가 적절하지 않으면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며 “평소 바르는 양은 얼굴 기준으로 한 스푼(약 2mg/cm²) 정도가 적당하며, 2시간마다 다시 덧발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야외 스포츠, 해수욕, 캠핑 등 장시간 야외 활동 시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챙기고, 주기적으로 덧바르는 습관이 필수다. 또한 강한 자외선이 내리쬐는 한낮 시간대에는 가능한 그늘을 이용하거나 실내에서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자외선 차단은 피부 건강뿐 아니라 전신 건강에도 중요하다. 미국 피부암재단은 “자외선 노출을 줄이면 피부암뿐 아니라 백내장, 면역체계 손상 위험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어린이나 고령자는 피부가 민감하고 손상 회복 능력이 떨어지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 건강하고 탄력 있는 피부를 지키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외선 차단법과 생활습관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부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고하여,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생활 습관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건강한 여름나기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