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이 되면,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던 사람들도 어느새 ‘오늘은 그냥 쉬자’는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해가 짧아지고 아침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외출이 부담스러워지고,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적 반응이다. 하지만 이렇게 운동 루틴이 무너지는 시기가 반복되면 체력은 물론 면역력, 체중 관리, 정신 건강까지 모두 악영향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겨울철에는 고강도의 운동보다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루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울의 스포츠심리학자 박지현 교수는 “사람은 추운 환경에서 신체 활동을 시작하기 전, 뇌에서 ‘피로 예측 반응’이 먼저 나타납니다. 즉, 실제로 피곤하지 않아도 몸이 ‘귀찮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죠. 이때 중요한 것은 의지력보다 ‘습관의 자동화’입니다.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결심보다 ‘운동 시간에는 무조건 몸을 움직인다’는 단순한 행동 루틴이 유지력을 높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겨울철에는 운동 목표를 낮추되, 빈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30분이라도 매일 하는 습관이 주말에 한 번 몰아서 하는 운동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겨울철에는 활동량이 감소하면서 기초대사량이 줄고, 체온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가 적어지기 때문에 체중 증가가 쉽다. 또, 일조량 부족으로 멜라토닌 분비가 늘어나 피로감이 커지고,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들면서 우울감이 생기기 쉽다. 이런 신체 변화는 결국 운동 의지를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만든다. 따라서 ‘의지로 버티는 운동’이 아니라 ‘삶에 녹아드는 루틴’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실천법을 제안한다. 우선, 운동 시간은 가능한 한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하루 중 가장 방해받지 않는 시간대—예를 들어 아침 출근 전 20분, 저녁 식사 후 30분 등—을 정해 두고, 알람을 생활 루틴에 포함시키면 좋다. 둘째, 집 안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이나 필라테스를 병행해 ‘장소의 제약’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운동 기록을 남기거나 친구와 함께 실천하면 동기부여가 훨씬 강화된다.
겨울철에는 운동의 성과보다 지속성이 훨씬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추운 날씨로 인해 운동을 쉬게 되면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지고, 다시 운동을 시작할 때 회복 기간이 길어진다. 또한 ‘운동 중단’은 뇌의 보상 체계에도 영향을 미쳐, 무기력감과 자기비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짧고 꾸준한 루틴을 유지하면 체온 유지뿐 아니라 세로토닌 분비가 증가해 기분이 안정되고 수면의 질도 향상된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겨울철에는 “열심히”보다 “꾸준히”를 목표로 삼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겨울의 운동은 체력을 키우기보다 ‘흐름을 끊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 차가운 공기와 게으름의 유혹 속에서도 하루 10분, 한 동작이라도 꾸준히 이어가는 습관이 봄철의 건강한 몸을 만든다. 계절이 변해도 흔들리지 않는 루틴, 그것이 진정한 겨울 운동의 답이다.















